가이드와 스토리

일본 국립공원에서 산림욕하기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는 것은 삶의 균형을 되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자연 속 명상에 대한 일본식 접근법인 산림욕은 건강을 증진하는 특성으로 인해 의사들이 처방하기도 합니다.

일터에서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경치가 아름다운 길로 귀가한 적이 있거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오랜 시간 걸어본 적이 있다면, 이미 자연에 둘러싸여 얻는 힐링에 익숙한 것입니다. 이러한 발상을 바탕으로 일본에서는 기분 전환용 산림욕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실행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휴대전화 없이 숲속을 걷는 것입니다. (IT기기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는 시간이기 때문) 굳이 하이킹을 하거나 땀을 흘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산책을 하고, 덤불을 밟는 발 아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무껍질을 손으로 가볍게 쓸어 보고, 나뭇잎의 잎맥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보세요. 또는 숲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누워 귀를 기울여보세요.


산림욕의 기초 개념은 원래 1980년대에 처음 시작되었는데, 주로 실내에서 지내는 바쁜 도시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산림욕은 자연과 다시 소통하려는 방법 중 하나로 시작된 것이며, 일본의 의사들도 건강에 좋은 산림욕을 정식 처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개념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우리의 생활은 계속 바빠지기만 하며, 기술의 진보와 함께 일과 자유시간의 경계는 모호해졌습니다. 스마트폰이 끊임없이 우리를 방해하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 수많은 관련 서적과 언론 기사도 산림욕에 주목하고 있으며, 공식 산림욕 안내서가 등장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잃어버렸던 자연과의 소통

코로나19 팬데믹은 일상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집에 머무는 사이, 자연 환경은 오히려 활기를 찾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바로 자연 환경을 소중히 여겨야 하며,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여행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관광업계가 천천히 재개하기 시작함에 따라, 많은 사람이 번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외딴 곳으로 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쉽고, 더 느린 삶과 명상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다행히 일본에는 자연에서 거닐 수 있는 장소가 넉넉합니다.

요시노쿠마노 국립공원 니시오다이 구역

일본의 여러 산림욕 명소

일본에서 가장 고혹적인 숲 중 하나는 야쿠시마(섬) 국립공원에 있는데, 이곳에서는 이끼가 낀 바위와 ‘야쿠스기’라 불리는 우뚝 솟은 삼나무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많은 고목이 1천 년 넘는 수령을 자랑합니다. 첫 산림욕을 체험하기에 이곳보다 더 매력적인 숲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일본의 도심지를 위주로 한 여행에서도 숲으로 당일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의 아오키가하라는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 북서쪽에 있습니다. 30㎢ 규모의 숲은 후지산이 약 1,200년 전 마지막으로 분화할 때 흐른 용암이 굳은 자리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탐방하기에 멋진 장소입니다. 도쿄 중심부에서 1시간 40분 거리에 있어, 산림욕을 목표로 한 여행이 아니라도 부담없이 일정에 넣을 수 있습니다.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특별한 장소는 구마노 고도로서, 요시노쿠마노 국립공원의 숲으로 둘러싸인 옛 순례길입니다. 나치 폭포로 향하는 다이몬자카 등산로가 아마 가장 멋진 길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헤치 등산로는 다나베부터 나치 타이샤까지 해안을 따라 뻗은 더 조용하고 매력적인 곳이 많은 길입니다. 7세기부터 태동해 오늘날 신토의 토대가 된, 숲을 숭상하는 금욕적인 고대 종교인 슈겐도의 발상지가 바로 구마노 고도입니다.

산림욕은 마음 속 깊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풍경을 감상하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로서, 자연이 가진 놀라운 힘과 치유의 기능을 새삼 일깨워주곤 합니다. 불교에서도 예로부터 명상을 유도하는 자연의 속성을 중시합니다.

야쿠시마(섬) 국립공원

산림욕의 역사

일본에는 옛날부터 심신의 균형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자연을 활용했지만, ‘산림욕’ 용어 자체는 1982년 일본 농림수산성이 만든 비교적 새로운 개념입니다. 이후 도쿄에 있는 일본의과대학 부속병원 의사이자 면역학자인 리 칭 박사가 이 개념을 주류로 끌어왔습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림의학 전문가이며, 이 연구를 주제로 여러 편의 논문과 한 권의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리 칭 박사는 한 연구에서 80분 간 숲에서 걸은 사람의 심박수가 현저히 낮아진 것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는 참여자의 우울증 점수, 피로, 불안, 현기증을 감소시켰습니다. 도심 지역을 걷는 것과 비교했을 때, 숲을 걸은 후 참여자의 도파민이 현저하게 낮아져 안정 효과를 시사했습니다.

산림욕을 즐기는 방법

산림욕 전에 모든 오감을 자연에 맞추어야 합니다. 숲의 바닥에 비치는 아롱다롱한 빛의 모습과 덤불을 헤치고 자라는 야생화를 즐겨보세요. 산들바람에 우거진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모습과 주변에서 윙윙대는 곤충을 관찰해보세요. 숲의 공기와 촉촉한 땅의 냄새를 깊이 들이마셔 보세요. 거친 나무 껍질, 벨벳처럼 부드러운 꽃잎, 그리고 발 아래 바스라지는 나뭇가지를 느껴보세요. 신선하고 차가운 숲 속 공기를 만끽하고 잎사귀를 스치는 바람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어보세요.

꼭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걸음수를 채울 필요도, 운동을 한 것처럼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목표가 없는 것이 목표입니다. 외부 세계와 이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도 흘려버리세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방에 두고,이 순간을 만끽해보세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산림욕입니다.

글쓴이: Gaby D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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