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일본 전역에서 다양한 지역 공동체가 인근 초원으로 나가서 조심스럽게 야마야키로 알려진 불놓기를 진행합니다.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불놓기"는 고대부터 인류가 형성하고 가꾼 지역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일본의 반자연식 초원(이하 “초원”) 생태계는 숲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초원 자원을 채취하고 가축을 방목하는 등 정비 작업을 계속하여 얻은 결실입니다. 이러한 초원은 자연적으로 조성되지 않으며,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10~20년 이내에 숲으로 돌아갑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노야키(“들판 태우기”)라고도 하는 전통 연례행사 야마야키는 이러한 관리의 초석으로서,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건조하고 시든 식물을 제거합니다.
전통적인 공동체에서는 가축 사료, 밭 비료 및 기타 목적으로 사용되는 풀과 초가지붕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사초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초원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야마야키로 시든 풀을 태우면 땅속에 숨어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해충은 물론 질병을 일으키는 곰팡이와 바이러스도 태울 수 있으므로, 야마야키는 병해충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유용한 활동입니다. 초원은 더 넓은 의미의 사토야마이기도 합니다. 사토야마란 마을도 미개척된 황야도 아닌 중간 지대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천연자원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원칙에 따라 사람이 관리하는 공간이죠. 과거에는 초원에서 얻어야 했던 자원을 사토야마에 가지 않아도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오늘날에도 많은 지역 사회에서는 전통문화와 경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야마야키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의 히루젠 고원에는 이러한 여러 지역 공동체가 있습니다. 히루젠 자연복원협의회의 치부 타쿠오 씨에게 히루젠에서 행해지는 야마야키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농사부터 민요까지, 히루젠 문화 속 초원
“히루젠에서 야마야키는 흙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치부 씨는 말합니다. “이곳의 토양은 독특한 검은색을 띠는데, 쿠로보쿠도라고 하죠. 주성분은 100만 년에서 수십만 년 전 사이에 다이센산이 간헐적으로 분출하면서 나온 화산재입니다. 산성을 띄어서 쌀농사가 어렵습니다. 벼는 중성 토양을 선호하는 식물이거든요. 히루젠에서 행해진 야마야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8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기록을 통해 마을이 토양을 개량하고 연간 세금을 내기에 충분한 쌀을 생산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야마야키를 행했음을 알 수 있죠.”
야마야키로 관리하는 초원의 풀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논에 뿌려졌고, 밭을 경작하는 소의 사료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소똥과 섞어 비료로 만들기도 했죠. “쌀을 생산하려면 풀을 꾸준히 공급해야 했거든요.” 치부 씨가 말합니다. “주민들은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 매일 신선한 풀을 수확하러 나갔습니다.”
초원은 다른 중요한 자원도 제공했습니다. 벼과에 속하는 키 큰 식물인 카야(히루젠에서 깃털 풀을 가리킴)는 일 년 내내 자라도록 두다가 늦가을인 11월경에 수확했습니다. 이때 카야를 사용해 지붕을 다시 얹고 겨울 동안 차가운 계절풍으로부터 집을 단열하기 때문입니다. 눈이 녹으면 단열재를 제거하고 잘게 잘라 논밭에 뿌렸습니다. 이른 봄에 야마야키가 행해지면 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초원은 현지 생활 방식의 기반이었습니다. 매년 8월 오봉 행사에서 공연되고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된 오미야 오도리 민속 무용의 노래 가사에서 언급되기까지 하지요.
인간만이 초원에 의존했던 것도 아닙니다. “히루젠의 초원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넓었습니다. 하지만 1940년대 옛 가와카미 마을 지역에서는 1,200헥타르의 초원에서 야마야키가 행해졌지만, 지금은 90헥타르로 그 면적이 줄었죠.” 치부 씨가 말합니다. "이렇게 비교적 소규모로 남은 초원이 숲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은 멸종할 겁니다." 여기에는 일본어로 후사히게 루리 카미키리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목하늘소 같은 고유종도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학적 가치는 히루젠과 일본 전역의 다른 지역 사회가 야마야키 전통을 이어가기로 결심한 또 다른 이유입니다.
야마야키는 탈탄소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초원을 태우면 CO2가 배출되지만, 광대한 초원이 남아 있는 아소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배출되는 CO2의 양은 땅에 재로 남은 CO2의 양보다 적기 때문에 야마야키를 통한 풍경 보존 행위는 실제로는 탄소 네거티브입니다.
불놓기: 전통 예술
야마야키는 전통적으로 이른 봄에 행해지는 행사로, 한 해 농사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히루젠에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사람들은 겨울 대부분을 고립된 채 실내에서 보내곤 하였습니다." 치부 씨가 말합니다. “야마야키는 사람들이 서로 재회하고 혹독한 겨울을 또 살아남은 것을 축하할 그 해의 첫 번째 기회였죠.” 따라서 야마야키는 농업적으로뿐만 아니라 특히 이후에 열리는 공동 연회에서 의사소통을 촉진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했습니다.
과거에는 마을의 모든 성인 남성이 야마야키에 참여했지만, 오늘날 일부 지역에서는 3월에 훈련을 받는 자원봉사자 팀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정된 4월 주말에는 행사에 참여하는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지정된 산비탈을 구역으로 나누어 하나씩 불태웁니다.
"핵심은 불이 항상 완전히 통제된다는 것입니다. 산불과는 전혀 다르죠." 치부 씨의 말입니다. 방화대는 불길을 통제하기 위해 미리 태워두며, 각 구역은 가장 높은 곳부터 가장 낮은 곳까지 차례로 연소하여 불길이 제멋대로 위쪽으로 올라가는 일을 방지하는 또 다른 자연 방화대가 형성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주요 업무는 각 구역에서 불이 번지는 징후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필요할 때 물을 뿌려 불길이 작을 때 진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수 세기 동안 기본적인 절차였습니다." 치부 씨가 말합니다. "장비만 현대화되었을 뿐이죠." 과거에는 횃불을 사용하여 불을 피운 뒤 막대기로 두드리거나 삽으로 흙을 뿌려 불을 껐지만, 오늘날에는 등에 메는 20리터 용량 탱크로 연료가 공급되는 가스버너와 제트 슈터가 선호됩니다.
야마야키로 형성된 풍경 탐험
야마야키로 보존된 히루젠의 초원은 대부분 사유지입니다. 따라서 감상할 수는 있지만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에는 자전거로 히루젠 고원을 통과하는 투어(일부 자전거 투어는 피크닉 점심 식사 포함)부터 히루젠의 세 봉우리 횡단까지, 독특한 풍경의 훌륭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투어와 액티비티가 있습니다.
오미야 오도리는 카야 들판에 관해 노래하는 가사가 있는 현지 무용입니다. 이 무용 행사는 7월과 8월 내내 여러 장소에서 열리지만,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가장 규모가 큰 단일 행사는 8월 15일 후쿠다 신사에서 열립니다.
“일본 자연 경관이 놀라운 점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황야가 아니라 사토야마 풍경입니다.” 치부 씨가 말합니다. “히루젠 초원은 원래는 아마도 숲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야마야키와 다른 전통에 의해 다른 종이 의존하는 자연 생태계로 재창조되었죠. 야마야키는 파괴적이지도, 해롭지도 않습니다. 인간이 수 세기 동안 이곳에서 자연과 공존해 온 한 방식이죠.”
일본 국립공원에는 독자적인 야마야키 전통을 지키는 다른 구역도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에 있는 산베산 정상에서는 360도 전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초보 등산객도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의 센고쿠하라와 아사기리 고원, 묘진산에서는 각기 조금씩 다른 후지산의 전망이 보입니다. 규슈 아소쿠주 국립공원의 초원은 연기를 내뿜는 아소산의 광대한 칼데라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각 공원 홈페이지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 섹션에서 공원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십시오.
공원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분의 역할 수행
- 허가 없이 초원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꽃이나 다른 식물을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마십시오.
- 일부 지역 공동체에서는 방문객이 안전한 거리에서 야마야키를 볼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훈련받은 주민과 자원봉사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참여하기 전에 방문하려는 지역에 관한 공식 정보와 지침을 온라인으로 확인하십시오.
- 방문객을 허용하는 야마야키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 항상 주최 측의 안전 지침을 따라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