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네 운난 지역 고대 신화가 깃든 벽지에서 도검 제조술의 모든 것을 만나다

이즈모 지역은 신과 신화의 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즈모 내륙이라는 의미의 오쿠이즈모는 대부분 일본 고대 신화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번잡하고 사람이 붐비는 해안 주변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산간 벽지에 자리한 이곳은 제철, 검, 사케, 젓가락, 와카 시가(詩歌) 등 많은 일본 문화가 태동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역을 구불구불 지나가는 JR 기스키선은 신지역에서 출발합니다. 신지역은 이즈모 또는 마쓰에 에서 20분 거리이며, 오카야마시 에서 야쿠모 특급열차를 타면 약 3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가장 추억에 남는 여행 방법은 오쿠이즈모 오로치 관광 열차를 타는 것입니다. 이 열차는 객차가 개방되어 있어 기차가 거의 700m 높이에 달하는 산악 지대로 올라가는 동안 근사한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8세기에 쓰인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적 「고지키」와 「니혼기」에 기록된 가장 유명한 일본 신화는 바로 8개의 머리와 8개의 꼬리를 지닌 커다란 뱀 ‘야마타노 오로치’ 이야기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신화 속 뱀의 이름과 형상을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사노오노 미코토’라는 이름의 영웅은 신화의 뱀을 처치하고 제물로 희생될 위기에 처한 마을 처녀를 구출한 후 그녀와 혼인합니다. 그는 뱀의 꼬리에서 ‘쿠사나기’라는 한 자루의 검을 발견하는데, 이 검은 현재 일본 황실의 세 가지 신기(神器) 중 하나입니다.

지역 곳곳에는 신화의 배경에 등장하는 고대 신사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8개의 머리가 달린 뱀 오로치는 히이카와강을 구성하는 8개의 지류에 착안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일본해 해안과 태평양 연안을 나누는 산맥에서 눈이 녹으면 이 지류들을 통해 강으로 흘러 들어옵니다.

수많은 계곡과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어 하이킹에 좋은 곳으로, 특히 급류와 거대하게 솟아오른 바위가 즐비한 깊은 협곡 오니노시타부루이 계곡이 으뜸으로 꼽힙니다. 이웃한 운난시에는 야에다키와 류즈가타키 등 여러 폭포들이 있으며, 폭포까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습니다.

오쿠이즈모는 히바산 등반에 편리한 출발 지점입니다. 히바산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가을에는 너도밤나무 숲이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 멋진 풍광을 선사합니다. 연중 내내 등산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일본도는 다마하가네라고 불리는 강철 종류로 만듭니다. 다마하가네의 원료는 사철이며 다타라라고 하는 독특한 대장간에서 제철 작업을 합니다. 현대 과학으로도 다마가하네를 제조하는 더 나은 기술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1천 년 넘게 전해져 내려오는 다타라 기법은 지금도 여전히 정통 일본도에 쓰이는 강철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오쿠이즈모의 다마하가네는 일본 전역으로 수출되었고 이 지역 다이묘들의 주요 수입원이 되었습니다. 이 지역에는 이런 옛 대장간이 남아 있는 유적지가 많으며 주변의 경치 좋은 계단식 논 또한 사철을 캐낸 후 생겨난 언덕에 만들어졌습니다.

운난시의 요시다무라는 마을 전체가 철과 도검 제조를 위해 존재한 곳이며, 마쓰에 동쪽 야스기에 위치한 다마하가네 수출항에는 「와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검 애호가라면 꼭 들러봐야 할 또 다른 명소로는 「오쿠이즈모 다타라와 도검관」 이 있습니다.

이즈모 요코타역에서 자동차로 몇 분 거리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는 여러 다양한 형태의 일본도와 칼날이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타라 공정에 대한 상세 설명도 제공합니다. 월 2회 다마가하네를 만드는 대장장이의 시연이 있으며, 직접 체험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외딴 벽지에서 다타라 강철 제조를 통해 융성한 가문들이 소유했던 우아하고 세련된 고급 저택들을 만나면 아마 깜짝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이토하라와 사쿠라 가문은 봉건 시대에 제철업을 주도했던 아홉 가문 중 두 가문입니다.

이들의 재산이었던 여러 유서 깊은 건물과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다타라의 역사에 관한 전시물뿐만 아니라 마쓰에성 영주들이 방문 당시 묵었던 고급스러운 건물과 우아하고 화려한 객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다양한 온천과 소바와 멧돼지로 만든 신선한 현지 특선 요리를 제공하는 다양한 숙박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일본의 진정한 자연, 문화, 역사를 더 가까이에서 느끼며 편안하게 며칠을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