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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는 오랫동안 아이누라는 선주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독자적인 언어와 관습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토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형성된 고유의 문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에는 아름다운 호수와 광활한 습원 등,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대자연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런 웅장한 자연 속에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홋카이도를 방문하여 EXPO 2025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생명을 잇다’를 탐구했습니다. 이 테마는 문화와 지역 연계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협력하고, 사회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테마입니다.
시라오이초
우포포이(국립 아이누 민족 박물관∙국립 민족공생공원)은 아이누 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기 위해 2020년에 설립되었습니다. 포로토 호숫가에 위치하며, 풍부한 숲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장소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전통 공연을 관람하거나 이야기를 듣고, 워크숍에 참여하며 아이누 문화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포포이의 공예 공방
전통 악기 ‘뭇쿠리’ 연주
아이누 철학의 근본에는 자연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있습니다. 그들은 생물은 물론 무생물까지도 모두 ‘라맛’라고 불리는 영혼을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박물관에서는 이러한 그들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는 전시물과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식물 섬유로 만든 의복부터 정교한 장식이 더해진 의식용 도구까지, 다양한 전시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물관 직원은 연어 껍질로 만든 전통 신발을 보여주며 ‘아이누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선물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사냥에서 얻은 동물의 모든 부분을 활용해 다양한 지혜를 발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비늘에는 방수 기능이 있고 신발 바닥에 붙은 지느러미는 미끄럼 방지 역할을 해서 눈 위를 잘 걸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의식용 도구 ‘이나우’
연어 껍질로 만든 부츠
우포포이에서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뭇쿠리’라고 하는 하모니카와 닮은 전통 악기를 배우거나, 제철 식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 국물 요리 ‘오하우’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또, 공예 장인의 작업 현장을 견학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야외무대에서 춤을 관람한 후, 자수 워크숍에 참가했습니다. 워크숍에서는 전통적인 아이누 무늬를 천 가방에 수놓는 체험을 했습니다. 강사는 아이누의 천에서 뿔이나 소용돌이 문양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의미를 묻자, 각 문양은 작품을 만들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전통적인 모티브를 수놓은 천 가방
‘우포포이’라는 말은 여럿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곳은 전 세계 사람들이 아이누의 문화를 체험하고, 그 부활과 전승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전통적인 갈대와 나무로 지어진 집, 아이누 문양을 반영한 현대적인 건축물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원주민들의 문화가 현대에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통 아이누 가옥
국립 아이누 민족 박물관
시라오이초
포로토 호수라는 이름은 아이누어로 ‘큰 호수’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한때 아이누 부락이 있었던 이 아름다운 호수는 다양한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따뜻한 계절에는 잔잔한 호수 위에서 카누를 타고 물 위에서만 볼 수 있는 풍부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또, 겨울에 호수가 얼어붙으면 얼음낚시에 도전해 볼 수도 있습니다. 호숫가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조용한 아침 산책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호수의 남쪽 기슭에 위치한 호시노 리조트 카이 포로토는 아이누 문화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설계된 아름다운 호텔입니다.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 자작나무가 늘어선 풍경과 함께 기분 좋은 물소리가 손님을 맞이해 줍니다. 이는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한 연출이라고 합니다. 로비 중앙에 있는 큰 난로는 난방과 취사용으로 쓰는 화로인 ‘이로리’에 모여 앉는 아이누의 전통을 연상시키는 아늑한 공간입니다. 각 객실에는 아이누 전통 문양과 예술 작품, 장식 등이 있어 숙박객들이 이 지역의 문화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자작나무로 둘러싸인 난로
호텔 곳곳에서 엿볼 수 있는 아이누 모티브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포로토 호수
전통 아이누 가옥에서 영감을 받은 원뿔형의 독특한 구조인 욕탕은 그야말로 놀라운 건축물입니다. 이곳에서는 몰(Moor) 온천이라는 온천수를 사용하는데, 이는 식물에서 유래된 유기물이 용해된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로, 치유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짙은 호박색을 띠고 있는 이 온천수는 햇빛이 비치면 아름답게 빛납니다. 노천탕에서는 포로토 호수와 함께 멀리 우뚝 솟은 다루마에산을 바라볼 수 있으며,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아이누 건축을 모델로 한 온천탕
노천 온천
카이 포로토에서는 아이누 전통 허브로 부적을 만드는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직접 블렌딩한 오리지널 허브차를 벽난로 앞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로는 이 호텔의 명물인 ‘다이고 나베’를 맛보았습니다. 털게, 연어, 가리비 등 현지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이 산처럼 쌓인 냄비 요리입니다. 또, 제철 식재료를 정교하게 담아낸 ‘호라쿠모리’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호라쿠모리의 독특한 형태의 그릇은 아이누 사람들이 사용했던 통나무배를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허브 블렌딩
다이고 나베와 제철 식재료로 만든 호라쿠모리
체크아웃하기 전, 컨시어지가 바깥 연못에 떠 있는 두 척의 통나무배는 출발하는 손님의 행운을 기원하는 상징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구시로시
홋카이도 동부에 위치한 구시로 습원은 일본 최대의 습지대로, 인간이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이 남아 있는 광활한 지역입니다. 이곳은 2,000여 종이 넘는 동식물의 보금자리이며, 그중 다수가 이 지역에만 존재하는 고유종입니다. 특히, 멸종 위기종인 두루미의 일본 최대 서식지로도 유명합니다. 우리는 따뜻한 여름날 구시로시 습원 전망대를 방문하여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꽃과 새, 나비들을 관찰했습니다.
두루미
위성 전망대로 향하는 녹음 가득한 산책로
구시로시 습원 전망대에서 위성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단풍나무와 참나무가 무성한 숲을 지나 이어집니다. 산책을 하던 중, 가이드는 다양한 식물과 야생화를 가리키며 매일 자연 속에서 몇 시간씩 걷기만 해도 수명이 몇 년은 늘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여름에는 원추리, 붓꽃, 황새풀 등 다양한 꽃이 만발하여 습원을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입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두루미를 볼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가이드는 이 시기에 야생 두루미를 목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슴이 돌아다니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운 좋게도 너구리와 마주쳤습니다. 예로부터 일본 전설에서는 너구리가 마법의 힘을 지닌 동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산책로에서 만난 새끼 너구리
30분 정도 걷자, 광활한 습지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위성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눈앞에 펼쳐진 이 땅은 한때 바닷속이었는데, 수천 년 동안 연간 1mm 남짓의 토탄이 쌓이면서 이러한 경관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또, 이곳은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보존할 뿐만 아니라,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가치가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곳에서의 시간을 통해 이 섬세한 생태계의 소중함은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 이러한 곳을 반드시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위성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아칸호 온천
아칸 호수는 아칸다케 산기슭에 고요하게 자리 잡은 칼데라 호수입니다. 그 남쪽 기슭에는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아이누족 취락인 아칸호 아이누코탄이 있습니다. 현재 주민들은 독자적인 생활 방식을 지키고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이 땅을 물려받았습니다. 사할린 전나무, 가문비나무, 자작나무 등 풍부한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아이누 공예 장인을 만나거나 전통 공연을 감상하며 아이누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전통 공예품
아칸호 아이누코탄에서는 자연을 찬미하는 상징물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높은 아치 위에는 이곳의 수호신인 시마후쿠로라는 올빼미 상이 마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공예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아이누의 신성한 모티브가 새겨진 자수 손수건과 나무 공예품 등 정교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인기 있는 아이누 자수 공예 작가를 만나 그녀의 작품에 담긴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작품을 만들 때는 실과 실 사이에 부정적인 생각이 끼어들지 않도록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임하려고 노력해요. 또, 재료를 제공해 준 식물부터 바늘을 만들어 준 장인까지, 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모든 사람과 사물에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죠.”
현지 인기 자수 공예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코탄’이라는 말은 아이누어로 공동체, 커뮤니티를 의미합니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는 소수의 아이누 가족만이 살았지만, 현재는 100명 이상의 주민이 모여 수 세기에 걸쳐 형성된 풍요로운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아칸호 아이누코탄은 공동체가 가지는 강한 유대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현지 주민과 나누는 이야기
아칸호 온천
현지 주민은 ‘아이누 문화를 지키기 위해 이 땅을 맡았고, 그 목적으로 현대 기술을 활용해 아이누 문화를 재해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예로, 아이누 고유의 무용을 현대 무용과 디지털 아트로 융합한 연극 퍼포먼스인 ‘로스트 카무이’가 있습니다. 또, 아칸마슈 국립공원의 숲을 걸으며 체험하는 나이트워크 카무이 루미나도 같은 콘셉트로 탄생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프로젝션 매핑과 혁신적인 무대 연출을 통해 아이누 민화 속 세계를 재현합니다.
모든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빛나는 지팡이
이야기는 아이누 민화 ‘올빼미와 어치’에서 영감을 받아, 올빼미가 대기근에 처한 인간을 구하기 위해 사자를 찾는다는 내용입니다. 아칸 호숫가의 고요한 숲 속 나무들에 새와 사슴의 형상이 투사되고 화려한 연출과 함께 아이누 전통 음악까지 함께 어우러지면서 매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참가자 모두에게 나눠준 빛나는 지팡이를 음악 리듬에 맞춰 함께 두드리면서 일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나이트 워크는 아이누 주민들, 캐나다의 아트 프로덕션, 그리고 일본 정부의 협력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아이누 문화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수익의 일부는 지역 자연 보호에 사용됩니다. 이는 자연을 존중하고 협력하여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이 민화의 메시지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라우스초
시레토코 반도의 이름은 아이누어로 ‘세계의 끝’을 의미하는 ‘시리에토쿠’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 이름처럼,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 지역에는 광활한 자연이 펼쳐져 있습니다. 해류와 유빙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풍부한 영양분 덕에 시레토코 주변 해역은 해양 생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레토코 크루즈의 모험
시레토코의 동쪽에 위치한 네무로 해협에는 다양한 종류의 고래와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아주 쌀쌀했던 어느 날, 우리는 지역의 해양 생물을 관찰하기 위해 바다로 향했습니다.
갑판에 앉아 있으니 곧 안개가 자욱한 시레토코의 산들과 저 멀리 쿠릴 열도가 보였습니다. 바다에 나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난기 가득한 작은곱등어 무리를 마주쳤습니다. 빠르게 헤엄치는 이 돌고래는 독특한 검은색과 흰색의 무늬로 유명합니다.
작은곱등어
반도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가이드는 바다 한가운데 보이는 물보라를 가리켰습니다. 그곳에는 향유고래가 물을 뿜어 올리고 있었는데, 그 거대한 회색 몸체는 우리가 타고 있던 배와 맞먹을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향유고래가 수면에 떠 있는 시간은 한 번에 약 7분 정도라고 합니다. 잠시 후, 고래는 꼬리를 높이 들어 올리며 다시 바닷속으로 힘차게 돌아갔습니다. 향유고래를 관찰하는 동안, 가이드가 그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가이드에 따르면 향유고래는 무려 3,000미터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고, 이 해역에 오는 향유고래 대부분은 수컷이라고 합니다. 또, 그들의 이빨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이빨로 불린다고 합니다.
물보라를 뿜는 향유고래
우리는 1969년에 유빙 위를 몇 킬로미터나 걸어서 바다를 건넜다는 현지 주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일은 던 불가능해졌습니다. 이 지역의 많은 해양 생물들에게 필요한 유빙은 해마다 얇아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레토코와 같은 곳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들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섬유를 제공해 준 식물부터 바늘을 만들어 준 장인에 이르기까지 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모든 사람과 사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소중히 여긴다’는 아이누 자수 공예 작가의 이 말은, 우리 모두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에서는 이러한 인연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유대감’이 있다면 우리는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풍요로운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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