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와 스토리

일본 국립공원의 여름

일본의 습한 여름이 다가오면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으로 떠나보세요. 산악 하이킹부터 별보기, 수상 스포츠, 야생동물 관찰까지, 일본 국립공원에는 다양한 여름 활동이 가득합니다.

초여름이 되면 짧은 장마가 일본을 쓸고 지나가며, 무성한 신록 풍경과 덥고 습한 날씨가 시작됩니다. 해변과 호숫가에서 느긋한 시간을 즐기거나, 시골에서 밤 산책을 하며 반딧불을 관찰하기에 완벽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여름은 각종 야외활동이 제격인 계절입니다. 카누를 타거나 야생 돌고래와 함께 헤엄을 즐기며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다른 시기에는 눈으로 가로막히는 일본 국립공원의 일부 산악 지역을 방문해볼 수 있는 유일한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여름은 하이킹을 즐기기 좋은 계절입니다. 후지산의 공식적인 등반 시즌은 7월에 시작하고, 험준한 등산로와 고산 꽃이 핀 초원을 통과하며 풍경이 아름다운 산책로를 걸으면 높은 습도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야생동물 구경이나 스릴을 찾아 나서기를 좋아하신다면, 일본 국립공원에서 매년 여름 다양한 즐길거리를 한가득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벽녘 이리오모테 이시가키 국립공원의 맹그로브

해양 생물

일본의 반짝이는 바다는 단지 무더운 여름날을 식혀주는 곳 이상으로 훌륭한 장소입니다. 바다는 우아한 쥐가오리부터 장난끼 넘치는 돌고래까지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여름은 이런 동물들을 찾아 떠나기에 완벽한 시기입니다. 특히 일부 동물은 여름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의 바다를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

5월~11월 오가사와라 국립공원의 섬을 방문하면 스피너돌고래, 큰돌고래와 향유고래도 볼 수 있습니다. 아열대기후인 이곳 섬은 도쿄에서 1,000km 떨어져 있고 일본 최대 규모의 푸른바다거북 서식지입니다. 3월에 모래 해변에서 산란을 시작하니, 여름에 방문하시면 놓치지 말고 확인해보세요.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도 이즈 군도의 따뜻한 바다에서 몸을 녹이는 돌고래를 보고 바다거북과 함께 헤엄치기 좋은 장소입니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미쿠라섬에서 보트를 타고 큰돌고래를 찾아보거나 호기심 많은 고래들 가까이에서 수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치조지마섬은 7월~8월 이곳을 방문하는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수심이 얕아 어린이들이 즐기기에도 안전합니다.

게라마쇼토 국립공원의 바다를 헤엄치는 푸른바다거북

바다거북, 쥐가오리, 형형색색의 다양한 물고기와 산호를 위한 보호 서식지인 게라마쇼토이리오모테 이시가키 국립공원과 함께 아열대기후인 오키나와섬에서는 신나는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5월~8월이 되면 아마, 니시바마, 도카시쿠 등 게라마 제도의 모래사장 해변에 푸른바다거북, 대모거북, 붉은바다거북이 모여듭니다. 쥐가오리를 보려면 6월~10월에 이시가키의 가비라만에서 출발하는 스쿠버 다이빙 여행에 도전해보세요.

이리오모테 이시가키 국립공원 가비라만의 쥐가오리

다른 야생동물

육지에서는 다양한 야생동물 체험이 가능합니다. 고치에서 깨어난 나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매는 둥지를 떠납니다. 아침이 되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따사로운 오후에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집니다.

일본 전역에 있는 몇몇 장소에서는 사슴도 볼 수 있습니다. 오쿠닛코의 울창한 숲인 닛코 국립공원은 도쿄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며 북적이는 도시와 대비되는 장소입니다. 사슴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도 이곳에서 관찰할 수 있고 일본원숭이, 일본산양을 볼 수도 있습니다.

초여름은 홀로 살아가는 산양을 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 중 하나입니다. 새끼 산양들은 보통 5월 또는 6월 태어나기 때문에 조용히 조신에쓰고원 국립공원 숲속을 누비는 어미 산양과 새끼 산양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조신에쓰고원 국립공원의 일본산양

홋카이도 북동부의 구시로시쓰겐 국립공원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야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역 보존 노력에 힘입어 전 세계 두루미의 절반 가까이가 구시로의 습지에 서식합니다. 두루미가 추는 구애의 춤을 보기 위해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겨울에 방문하지만, 봄철 신록 속의 우아한 흰색 새들을 바라보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봄에는 한결 인파가 적습니다.

여름에 피는 꽃들

오제 국립공원의 풍경을 수놓는 북극 아이리스

일본의 여름은 자연이 번성하는 계절입니다. 잎사귀들은 생기 넘치는 초록빛을 자랑하고 아이리스와 수국이 만개하며, 고산지 화초들은 고원의 목초를 화려한 색으로 물들입니다.

반다이 아사히 국립공원의 마다가하라 지역은 갓산산에 있는 일련의 습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갓산산은 데와산잔의 신성한 3개 산 중 가장 높은 봉우리입니다. 7월 초에도 스키를 탈 수 있는 갓산에서는 아름다운 고산 꽃들이 산비탈에서 만개할 수 있을 정도로 눈이 충분히 녹는 여름에만 하이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습지가 있는 오제 국립공원은 눈길을 사로잡는 고산 꽃들의 이상적인 서식지입니다. 오제가하라 습지에는 산책로가 교차되어 있어 선명한 오렌지 색깔의 원추리, 짙은 보라색의 아이리스, 우아한 수련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기 좋습니다.

북악초: 미나미 알프스 국립공원에 있는 기타다케산의 비탈면에서 발견한 토착 고산지 화초

미나미 알프스 국립공원은 산이 많은 또 다른 지역으로 여름마다 고산 화초들이 만개하는 아름다운 목초지가 있습니다. 6월이나 7월 기타다케산 정상을 방문하는 등산객들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다년생 고산 식물 북악초(Callianthemum hondoense)를 볼 수도 있습니다.

기리시마킨코완 국립공원에서 본 가라쿠니산의 풍경

규슈 남부에 있는 기리시마킨코완 국립공원에는 화산 작용으로 만들어진 토양이 있는데, 이러한 토양은 무궁화, 코스모스꽃, 아름다운 규슈 철쭉이 서식할 수 있는 비옥한 땅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분화호인 가라쿠니산과 오나미이케 분화구 하이킹 트레일과 같은 등산로에서는 멀리까지 이어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등산

여름의 열기가 시작되면 신선한 공기와 숨막히는 절경이 있는 산으로 떠나 세요.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은 도쿄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며, 후지산의 등반 시즌이 6월에 시작되니 여름은 이곳을 방문하기에 최적기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정상뿐만 아니라 국립공원의 후지 5호 지역에서의 하이킹도 즐길 수 있습니다.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의 아키타 고마가타케산에서의 하이킹

후지산처럼 일본에서 가장 대표적인 여러 산을 방문할 수 있는 몇몇 방법이 있습니다. 도와다하치만타이 국립공원에는 여러 신성한 이와테산 등산로가 있고, 각 등산로마다 난이도가 다릅니다. 또 인상적인 용암 지대, 평화로운 자작나무 숲, 강렬한 폭포, 고요한 분화호 등 다채로운 풍경을 지날 수 있습니다.

일본 중부에 있는 주부산가쿠 국립공원에는 북부 일본 알프스의 자연 경관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지역은 하이킹 코스로 유명한데, 이 코스는 쓰가이케 코겐, 하쿠바, 핫포네와 같은 스키 리조트에서 시작합니다. 많은 리조트에 온천이 있어 등산 후 지친 심신을 풀기에 이상적입니다. 이 지역의 고산 화초와 산봉우리들에 대한 소개를 들으려면 쓰가이케 자연공원의 가이드 동반 자연 투어에 참여해보세요.

주부산가쿠는 4월 중순~11월 중순까지 개장하는 다테야마 구로베 알파인 루트로도 유명합니다. 6월 초에는 여러 하이킹 트레일에 접근할 수 있는 무로도 근처 루트의 여러 구역이 눈이 쌓여 만들어진 벽으로 여전히 둘러싸여 있습니다.

반다이 아사히 국립공원의 에보시산

일본 국립공원에는 숙박 일정이 필요한 트레킹 코스들도 많습니다. 트레킹을 하며 산들이 빚어내는 장엄한 풍광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 반다이 아사히 국립공원에 있는 아즈마 융기선 트레일은 길을 따라서 습지, 야생화 목초지, 호수, 다양한 산꼭대기를 구경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입니다.

더위를 말끔히 날려버릴 수 있는 홋카이도 북부 섬으로 향해 보세요. 장마철과 끈적한 여름 습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이세쓰산의 자연 그대로인 산악 풍경과 아칸마슈 국립공원의 고요한 호수는 특히 여름에 매력적인 곳입니다.

무더위를 피해

여름철 얌바루 국립공원의 맹그로브에서 즐기는 카누

등산은 분명 일본 여름의 숨막히는 습기를 피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일본에는 많은 호수들과 아름답게 뻗은 해안선이 있어 카약, 스탠드업 패들보딩,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 등 각종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닛코 국립공원에서 주젠지호 패들보딩, 혼슈 남부에서 멀리 떨어진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에서 카약 타기, 또는 아열대기후 오키나와에 있는 얌바루 국립공원의 맹그로브숲 카누타기 등 다양한 활동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열기를 이겨낼 또 다른 재미있는 활동에는 동굴 탐험, 캐니어닝, 샤워 클라이밍 등이 있습니다. 주부산가쿠 국립공원노리쿠라 고원과 같은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샤워 클라이밍’ 활동으로는 산 속 개울 오르기, 웅덩이 뛰어들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주부산가쿠 국립공원 노리쿠라산 정상 부근에서 더위 식히기

눈이 녹아 생성된 개울에서 수영을 하고 싶지 않다면 시원하고 그늘진 숲에서 하이킹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은 국토의 약 3분의 2가 숲이기 때문에, 나무 사이를 걸으며 명상으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다이센오키 국립공원의 옛 오가미야마 신사 오쿠미야 신사 같은 신사로 향하는 하이킹은 산림욕에 아주 좋은 코스입니다. 산림욕을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훌륭한 장소로는 야쿠시마(섬)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섬에 있는 몇몇 나무들은 수천 년의 수령을 자랑하며, 빽빽한 숲 속에는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기운이 가득합니다.

여름의 열기를 피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다양한 활동을 늦은 저녁 시간대에 집중시키는 것입니다. 광공해가 거의 없는 한적한 장소들은 천체 관측에 유리하며, 실제 몇몇 국립공원이 천체 관측 활동을 진행합니다. 아칸마슈에서는 전망대에서 밤하늘 감상을 할 수 있고, 주부산가쿠에서는 별이 보이는 저녁 만찬을 진행하며, 도와다하치만타이에 있는 이와테산에서는 별 아래에서 자연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더위를 즐기는 쪽이건 피하는 쪽이건, 여름은 일본 국립공원을 탐방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입니다. 깨끗한 밤하늘과 고산 화초부터 수상 스포츠와 하이킹까지 일본의 긴 여름에는 모두를 위한 활동들이 있습니다.

 

글쓴이: Rebecca Hall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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