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 알고 먹으면 일본음식이 더 맛있어진다. 국립과학박물관 특별전 “일식”에서 배운다[특별기획]
‘스시’ ‘덴푸라’ ‘야키토리’ ‘라멘’, 지금은 전 세계 모든 도시에서 일본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있는 것은 당연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일본을 방문한다면 본고장의 일본음식을 맛보고 싶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갓 잡아올린 물고기의 경매가 이루어지는 ‘도요스 시장’이나 일본술을 만드는 양조원 견학 투어에 참가하여 일본의 ‘식문화’를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식(전통 일본요리)을 테마로 한 전시회가 도쿄의 국립과학박물관에서 개최됩니다. 국립과학박물관이 제시하는 일본의 ‘식문화’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생활문화와 자연환경이 만들어 낸 일식
2013년 유네스코는 일식을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록했습니다. ‘프랑스의 미식술(美食術)’ ‘멕시코의 전통요리’ ‘터키 케시케키(오트밀) 전통요리’ 등에 이어 ‘일식; 일본인의 전통적인 식문화’로 등록된 일식. 유네스코가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한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진 제공 문화청
일식이 탄생한 배경에는 일본의 풍토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남북으로 가늘고 긴 섬나라로, 산과 숲, 강 등 자연환경의 혜택을 받은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다양한 식재료를 조리하는 문화가 발전해 왔습니다.
또, 계절의 변화를 음식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그 계절의 꽃이나 잎으로 요리를 장식하거나 계절에 어울리는 그릇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인에게 있어 음식이란 단순히 공복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제공 문화청
사진 제공 문화청
또,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일본음식은 연중행사의 장에서도 제공되었는데, 예를 들어 설날에는 신년의 신들을 맞이하기 위해서 떡치기를 하거나 ‘오세치 요리’라고 불리는 특별한 음식을 각 가정에서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요리를 서로 나누어 먹으며 가족이나 지역의 유대감을 심화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일본의 전통적인 식문화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일식’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한 배경에는 그 전통이 소멸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었습니다.
과학적으로 ‘일식’을 소개하는 전시회
그런 일식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 도쿄 우에노 공원에 있는 국립과학박물관에서는 특별전 “일식 ∼일본의 자연, 사람들의 지혜∼”(2020년 3월 17일∼6월 14일)를 개최합니다.
식재료·조리법·역사적 변천 등의 시점에서 일식을 소개하는 이 전시회에서는 일본 열도의 자연과 다양한 식재료와의 관계성과 미생물에 의한 발효, 해초 등으로 우려낸 국물 등의 조리법을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또, 벽면 가득 전시된 250점 이상의 어패류 표본과 실물 크기의 참치 모형도 등장합니다.
특별전 “일식 ∼일본의 자연, 사람들의 지혜∼” 메인 비주얼
이 전시의 감수를 담당하고, 장기간에 걸쳐 음식 연구에 종사해 온 교토부립대학 일식문화연구센터의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담당자: 이 전시회는 일방적으로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식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일식에 없어서는 안되는 참치 등의 물고기를 소개하는 코너에서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대형 지도에 나타나는 물고기를 터치하면 그 정보를 알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영상 전시도 실시합니다.
또, ‘앞으로의 일식’을 테마로 한 전시에서는, 육지에서 물고기를 양식하는 기술에 관한 전시와 달이나 화성의 장기 체류용 우주식 개발에 일본의 식문화가 담당해야 할 역할 등 앞으로의 일식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야채와 어패류 등 250점 이상의 표본과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실(이미지)
또, 일식 조리법의 특징을 물어 보았는데, 다음과 같이 얘기해 주셨습니다.
담당자: 일식은 자르기·삶기·굽기, 찌기·튀기기 등의 조리법 중에서도 특히 ‘자르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칼 중에서도 가장 날이 예리하다고 하는 일본 식도를 사용하여, 요리사들은 기본만도 25가지가 넘는 기법을 구사해서 식재료를 예술적으로 잘라냅니다. 그것에 의해 일식이 가지는 섬세한 맛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일본인이 ‘자르기’라는 기술을 발달시켜 온 배경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에 사무라이들은 장인들이 만든 예리한 날의 일본도를 애용했습니다. 시대가 흘러 사무라이들의 모습이 없어지자, 칼을 만들던 장인들의 기술은 요리사를 위한 일본 식도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칼날이 예리해서 자르는 느낌이 좋은 일본 식도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요리사들에게 애용되고 있는데, 뉴욕에서는 유명 레스토랑 요리사의 반 이상이 일본 식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영상 전시 모습(이미지)
자연풍토가 만들어 낸 풍부한 식재료와 계절을 표현한 장식, 그리고 요리를 하는 장인의 기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일본음식에는 일본인이 쌓아온 일식의 전통이 계승되어 있습니다.
국립과학박물관이 있는 우에노 지역은 도쿄도에서도 손꼽히는 번화가로, 신선한 생선이나 각국의 조미료를 파는 상점가, 아메요코를 중심으로 술집이나 라멘 가게, 덴푸라 가게, 초밥 가게 같은 레스토랑이 많이 있는 지역입니다. 국립과학박물관에서 일식의 심오함에 대해 배웠다면 본고장의 일식 레스토랑에서 그 매력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National Museum of Nature and Science | Japan Travel | JNTO |
WEB:https://www.japan.travel/ko/spot/664/ |
국립과학박물관 |
주소: 도쿄도 다이토구 우에노코엔 7-20 |
국립과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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