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화톳불 뒤로 펼쳐지는 환상의 전통예능 다키기노, 갓 잡은 닭새우 등 노베오카의 매력을 만끽하는 여행’[특별기획] ©️ NPO법인 노베오카 덴가이치 시민교류기구
규슈 남동쪽 끝부분에 있는 미야자키현은 평균기온이 높고 일조시간도 길어 ‘일본의 양지’로도 불린다. 미야자키현 북부에 있는 노베오카시는 과거에 성 주변으로 큰 도시가 형성된 ‘조카마치’다. 전통과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자연이 풍부해 아웃도어 스포츠는 물론 닭새우 등과 같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신비로운 경치로 유명한 다카치호 협곡도 가깝고, 온천이 많은 유후인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주변 관광 때 꼭 이곳 노베오카도 여정에 넣어 그 매력을 만끽해 보자.
일본 가무극의 환상적인 세계와 가면
녹음이 우거진 시로야마 공원은 노베오카 시내 중심부에 있다. 원래 이 공원에는 1603년에 축성된 노베오카성이 있었다. 나지막한 언덕을 올라가면 멋지게 돌을 쌓아서 만든 아름다운 돌담이 모습을 드러낸다. 높이 약 19m로 압권의 박진감을 자랑하는 이 돌담은 ‘천 명을 죽이는 돌담’으로 불린다. 초석을 뽑아내면 이 돌담이 무너져내려 천 명의 적을 쓰러뜨릴 수 있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그 돌담 앞에 있는 니노마루 광장에서는 매년 10월에 노베오카 덴가이치 다키기노가 개최된다. ‘다키기노’란 연기자들이 가면을 쓰고 펼치는 일본 전통 가무극 ‘노’의 일종이다. 노베오카시에는 구 노베오카 번주 나이토 가문으로부터 기증받은 72점이나 되는 가면이 있다. 그중 30개 가면은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후반에 당시의 권력자로부터 ‘덴카이치(천하제일)’라는 칭호를 받은 작가의 작품으로 매우 문화적 가치가 높은 가면이다.
가을 날 해질녘, 화톳불이 켜지면 천 명을 죽이는 돌담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북과 피리 소리가 하늘로 울려 퍼진다. ‘덴카이치’ 가면을 쓴 이 분야 최고봉의 연기자들이 춤을 춘다. 이 모습은 그야말로 단 하룻밤만 펼쳐지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다키기노 가무극이다.
시로야마 공원 안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걸리는 니시노마루 터에 있는 노베오카성 나이토 기념박물관에서는 다키기노 가무극 개최에 맞춰 덴카이치 가면이 공개된다. 그 외 기간에는 복제품이 전시되므로 이 기회에 꼭 실물을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각도를 바꿔서 보면 가면의 표정도 달라진다. 이러한 점을 이용해 연기자들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덴카이치와 덴가이치는 같은 의미입니다.
140년 동안 시각을 알려온 종
노베오카 사람들은 매일 6시, 8시, 10시, 12시, 15시, 17시 등 하루에 여섯 번 울리는 종소리를 듣고 때를 안다고 한다. 종각은 시로야마 공원의 고지대인 천수대 터에 있다. 1878년부터 역대 종지기들이 쉬지 않고 종을 쳐왔다. 현재의 제8대 종지기 히다카 야스히코 씨와 마리코 씨 부부는 ‘이 종소리에 담겨 있는 일본의 향수를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종각 옆에서 거대한 음량의 종소리를 듣는 것도 좋겠지만, 시로야마 공원을 사이에 끼고 흐르는 고카세강이나 오세강에 놓인 다리에서 강을 바라보면서 듣는 것도 좋다. 고요히 잠들어 있는 시내에 영롱하게 울려 퍼지는 아침 6시, 거리가 조용해지는 해질녘 17시 등 가끔씩 들리는 종소리가 여행객의 심금을 살짝 울릴 수도 있겠다. 현재의 종은 두 번째로 만든 종이다. 첫 번째 종은 보존을 바라는 의견에 따라 노베오카성 나이토 기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영적인 동굴 유적과 미인탕
규슈의 마지막 비경이라 불리는 오쿠에산은 노베오카 시내 뒤쪽에 우뚝 솟은 해발 1644m의 산이다. 그 산기슭에는 신비로운 경치가 펼쳐지는 영적 명소 ‘가미산야마’가 있다. 노베오카 시내 중심부에서 차로 약 50분 거리다. 약 240단의 계단을 따라 강물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정상까지 오르면 신비로운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 24m와 15m의 바위가 서로 받쳐주면서 바위집을 만들고 있다. 이 두 바위 사이로 정삼각형 모양의 신기한 바위가 있는 동굴 유적이다. 신화 속 신이 사는 바위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등산할 때는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오르자.
산에서 내려온 다음에는 등산로 입구에서 약 600m 떨어진 호리가와 온천으로 간다. 온천물에 피부를 매끄럽게 만드는 성분이 있어 미인탕으로 사랑받고 있다. 노천탕에서 신선한 공기와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면서 몸속 깊은 곳까지 따뜻해지는 힐링의 시간을 즐겨보자. 맑은 날에는 웅장한 오쿠에산도 바라볼 수 있다.
카누를 타고 기적의 청류를 내려간다
자연이 풍요로운 노베오카시에는 여러 강이 흐르고 있다. 그중 하나인 고가와강은 물의 투명도가 매우 높아 ‘기적의 청류’로 불리고 있다. 물살이 완만해 초보자도 카누나 SUP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강 깊이에 따라 파랑, 초록, 투명 등으로 색깔이 달라지는 강물, 강바닥 깊이까지 보이는 돌, 은어와 잉어 무리 등 아름다운 물과 자연의 신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일본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어종 수를 자랑하는 풍요로운 강을 즐길 수 있다. (4월 또는 5월~8월에만 개최된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 말미의 링크 참조)
음식의 보고, 노베오카
매년 10월 말이 되면 노베오카시에서는 은어를 잡는 대나무발 ‘아유야나’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다카치호 협곡에서 흘러내려오는 고카세강의 지류 오세강에 설치된다. 100m(약 109야드)를 넘는 강폭에 가설되는 ‘노베오카 스이고 아유야나’는 달리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강 위로 놓인 잔교에서 은어가 잡히는 모습을 보거나 식당 ‘아유야나’에서 소금구이나 된장구이의 은어요리를 만끽해도 좋겠다. 도시 지역에 설치되는 아유야나는 매우 드물다. 깨끗한 물과 풍요로운 자연의 상징이기도 하다.
양질의 어장을 가진 노베오카시는 해산물도 풍부하다. 시의 최북단, 기타우라초, 휴가나다에 접한 리아스식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어항이 있다. 닭새우잡이가 해금되는 9월~3월 기간에는 신선하고 달면서도 부드러운 닭새우를 맛볼 수 있다. 9월~11월에는 오이타현 사이키시로 이어지는 ‘히가시큐슈 닭새우 바닷길’에서 ‘닭새우 축제’가 개최된다. 바닷길에 있는 식당에서 맛보는 닭새우 요리도 일품이다.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양식하는 히무카 참고등어도 꼭 드셔 보길 바란다. 적당한 기름기도 있고 감칠맛이 나는 고등어회는 여기서만 체험할 수 있는 각별한 맛이다. 그 밖에도 도미와 전갱이, 파랑눈매통이 등과 같은 다양한 어패류와 해물덮밥을 즐길 수 있다.
노베오카에서 즐길 수 있는 일품 요리에 해산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베오카의 소울푸드 ‘가라멘’은 다진 고추, 마늘, 부추, 다진 고기에 계란을 풀어서 먹는 독특한 면요리이다. 면은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서 만든다. 겉보기와 식감이 곤약을 닮아 ‘곤약면’이라 불리는 이 면은 부드럽지만, 쫄깃한 독특한 식감이 있다. 매운맛 레벨은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노베오카에서 탄생한 치킨난반은 밀가루와 계란을 섞어 반죽한 튀김옷을 닭고기에 묻혀 기름에 튀긴 것이다. ‘닭고기를 이런 방법으로도 먹을 수 있구나!’ 하고 감탄이 절로 나는 맛이다. 가게에 따라 단식초 소스 또는 타르타르 소스를 곁들여 준다. 노베오카는 만두로도 유명하다. 중국인들에게서 배운 만두 만드는 방법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노베오카에서 재현되어 미야자키현 특유의 군만두 문화를 널리 알린 역사가 있다.
문화와 자연, 음식 등 여러 측면에서 옛날과 지금의 일본을 느낄 수 있는 노베오카시. 노베오카로 갈 때는 미야자키 부겐빌리아 공항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미야자키 부겐빌리아 공항은 도쿄 하네다에서 약 1시간 50분, 도쿄 나리타에서 2시간 10분, 오사카 이타미 및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약 1시간 10분 걸린다. 규슈 각지에서 육로를 통해 노베오카를 방문할 수도 있다.
노베오카 오시는 길(영어)
https://www.city.nobeoka.miyazaki.jp/site/nobeokaenglish/2143.html
Related Links
Nobeoka City (영어) |
WEB:https://www.city.nobeoka.miyazaki.jp/site/nobeokaenglish/ |
Nobeoka Tourist Association (영어) |
NPO 법인 히무카 감동체험 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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