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에성 松江城

원래 축조된 상태를 간직한 현존하는 일본 고성은 열도 전역에 단 12채뿐입니다. 그중에서도 다섯 곳의 성만 국보로 지정되었는데, 그중 하나인 마쓰에성은 막부 시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마쓰에성은 마쓰에역에서 이동하기 편리한 위치이며, 역까지는 기차 또는 버스, 비행기를 이용해서 이동하면 됩니다.

도쿄에서 오카야마까지는 고속열차를 타고, 오카야마에서 JR 야쿠모 특급(Limited Express) 열차로 갈아타고 마쓰에역까지 오는 경로인데, 이렇게 하면 총 여섯 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도쿄에서 출발하는 선라이즈 이즈모 야간열차도 좋은 대안이며, 심야 버스도 다닙니다. 도쿄에서 인근 공항까지 운항하는 항공편도 매일 여러 편 있습니다.

성은 마쓰에역에서 2km 거리이며, 성 입구를 지나가는 버스 노선도 많습니다. 가장 편리한 교통편은 「구룻토 마쓰에 레이크라인 순환버스」로, 1일권을 구매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성과 성하 마을 명소를 편리하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원래 형태대로 현존하는 고성 중 두 번째로 큰 성인 이곳은 겉모양과 검은색으로 장식한 내부 때문에 '물떼새 성'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611년에 번저를 이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되어 같은 해 완공된 건물입니다.

이 성은 축성 이래 대부분의 기간 동안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 장군의 직계손에 해당하는 마쓰다이라 가문의 소유였습니다. 가문의 7대 번주이자 다도의 주창자였던 마쓰다이라 하루사토(후마이 공으로 불림)의 영향으로 마쓰에가 다도의 3대 중심지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짙은 색깔의 나무로 만든 바닥과 오랜 세월 닳아서 매끈해진 층계를 밟으며 성 내부의 여러 층을 오르내리는 동안, 현존 고성으로는 유일하게 내부에 우물이 있는 성채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건축 방식은 매우 독특한 양식으로 꼽힙니다. 나무로 지은 이 요새는 구조가 사뭇 복잡한데,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자세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최상층에 올라서면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 전경이 360도로 눈에 들어오고, 멀리는 신지 호수까지 보입니다.

이 성을 중심으로 한 넓은 경내를 오늘날에는 「조잔 공원」이라 부르며 무료로 운영 중입니다. 여러 개의 길을 통해 성의 가파른 돌담,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 해자를 따라 걸을 수 있어 조용하고 기분 좋은 산책로로 추천합니다. 봄에 이곳은 벚꽃놀이 명소로 인기가 많습니다.

공원 안에 신사가 세 곳 있는데, 그중에서도 일부러 찾아갈 만한 곳은 성 뒤쪽의 조용한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면 나옵니다. 조잔 이나리 신사는 작가 라프카디오 헌이 좋아한 신사입니다. 헌이 살던 집이 해자를 건너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습니다. 건물 뒤로 돌아가 수백 개의 기쓰네 조각상을 구경하세요. 기쓰네는 여우라는 뜻으로 이곳에 모신 이나리 신의 뜻을 전하는 전령으로 여겨집니다.

조잔 이나리 신사는 「호란엔야 축제」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입니다. 3일간 이어지는 이 행사에서는 연주자가 화려하게 장식한 배에 올라 음악을 연주하며, 일본 열도 전체에서 인정하는 3대 배 축제 중 하나입니다. 10년에 한 번씩 열리는 축제여서 다음은 2029년이나 되어야 이 장관을 볼 수 있지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호란엔야 박물관에서 다양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행사 당일 방문객으로 가득 찬 시내 풍경을 촬영한 영상도 접할 수 있습니다.

고성 경내에 고운카쿠라는 건물도 있는데, 1903년에 메이지 천황을 위해 목재로 지은 웅장한 서양식 저택입니다. 국내 순방을 여러 차례 실시한 천황이 마쓰에를 방문할 때를 대비해 마련한 거처죠. 당사자는 결국 이곳을 찾은 적이 한 번도 없지만, 당시 황태자였고 이후 다이쇼 천황으로 즉위한 요시히토가 1907년에 이곳에서 사흘을 보냈습니다.

1층에는 마쓰에의 역사를 담은 전시물이 있고, 2층의 우아한 방은 황족의 품격에 걸맞은 진품 가구와 인테리어로 꾸며놓았습니다.

성안을 둘러보기 전후에는 작은 배를 타고 해자와 주변의 운하를 느긋하게 돌아보세요. 사방의 모든 각도에서 성과 함께 인근의 무사 거주지역 시오미나와테 거리 경치까지 볼 수 있습니다.

배 타는 곳이 여러 군데 있고 무료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어 지금 보이는 풍경에 관해 설명해줍니다. 배에는 승객들이 비를 맞지 않도록 막아주는 지붕이 있고, 겨울에는 고타쓰라는 일본식 난방기와 담요도 넣어주어 따뜻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10월부터는 밤마다 성에 조명을 밝히고, 한 달 내내 해자와 경내 곳곳을 따라 수천 개의 종이로 만든 초롱에 불을 밝힙니다. 이 기간에는 호리카와 유람선에도 불을 밝히며, 특별 야간 유람 코스를 제공합니다.

10월의 세 번째 일요일에는 성에서 아주 특별한 북 축제가 열립니다. 지름이 약 2m나 되는 거대한 다이코(대북)를 거리까지 끌고 나오며, 관광객을 비롯해 누구든 함께 북을 두드리며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