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부산 身延山

미노부산에 오르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시원한 전망까지 볼 수 있어 심신과 영혼, 감각까지 깨끗하게 씻기는 듯합니다. 니치렌 대사(1222~1282)가 창시한 대승불교 종파인 니치렌 불교의 독실한 신자에게 미노부산은 대표적인 순례지입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사찰인 미노부산 구온지 사원이 1274년에 건립된 본산이기 때문입니다.

미노부산은 시즈오카 와 신주쿠 에서 기차로 편리하게 오갈 수 있습니다.

JR 도카이도 신칸센을 타고 시즈오카역에서 내린 다음, JR 도카이도 본선으로 갈아타고 후지역에서 내립니다. 그 후 미노부역 방면 JR 미노부선(북쪽 방면)을 타면 됩니다.

고후역에서 신주쿠역까지 고속열차를 탄 다음, 여기서 미노부선으로 갈아타고 JR 미노부역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약 3시간 소요).

기차역에서 미노부산 구온지 사원까지는 택시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됩니다. 택시를 타면 약 2,000엔 정도지만, 버스는 280엔밖에 안 합니다.

미노부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오르는 287개의 돌계단(보다이테이)입니다. 한 번도 쉬지 않고 이 계단을 다 오르려면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하지만, 끝까지 오르면 깨달음은 얻을 수 없을지라도 보상으로 미노부산 구온지 사원의 빨간 5층탑이 보이는 멋진 전망은 볼 수 있습니다.

미노부산에는 매년 15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찾아오지만, 그중에서도 4월 중순 벚꽃철에 사람이 가장 많습니다. 본당 바로 앞에 수령 400년 된 수양버드나무의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10월 초에는 굉장한 속도로 돌아가는 마토이(맨 위에 가죽끈을 여러 가닥 붙인 기다란 막대)가 인상적인 연례 오에시키 축제가 열립니다. 니치렌 불교 신도는 마을 상점가를 지나치며 춤을 추면서 행진한 끝에 구온지 사원에 당도하게 됩니다.

1,153m나 되는 산 위까지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도 되지만, 2.5시간이 걸려 삼나무숲을 헤치고 나아가는 하이킹 코스도 도전할 만한 보람이 있습니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래된 묘지나 작은 사찰이 많이 보입니다. 꼭대기까지 하이킹으로 가려면 구온지 사원 뒤에 있는 좁은 길을 택하세요. 처음 보이는 무덤에는 19세기 말 니치렌 종파에 합류한 영국 상선의 선장이 묻혀있습니다.

날씨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산악 지대 뒤로 후지산의 압도적으로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보통이며, 태평까지 굽이쳐 흐르는 후지강의 경치도 근사합니다. 이곳에는 넓은 휴게 공간과 전망대가 있습니다.

산을 오르는 길에 작은 사찰이 아주 많은데,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입니다. 처음 보이는 사찰은 석류 사원이라 불리는데, 작은 나무판이 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해달라는 기원을 적어 걸어놓는 용도로 쓰입니다(일본에서 석류는 다산의 상징). 두 번째로 만나게 되는 사찰에는 천 개의 작은 금불상이 가득합니다. 봄철이면 벚꽃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초여름에는 사찰 경내 군데군데 선명한 파란색 수국이 핍니다.

운이 좋으면 흰옷을 차려입은 순례자와 실제로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이 종파의 순례자는 산을 오르내리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남묘호렌게쿄"라고 읊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