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예 ‘비젠야키(備前焼)’를 오카야마 거주 미국인이 소개

전통공예 ‘비젠야키(備前焼)’를 오카야마 거주 미국인이 소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요리. 그것을 즐기는 방법은 섬세한 맛뿐만 아니라, 요리를 담는 그릇에도 있습니다. 일본 열도의 서부, 세토 내해에 면한 도시 오카야마에서 유래된 비젠야키는 1,000년 이상의 역사와 독특한 질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도자기. 오카야마 현립대학 디자인학부의 미국인 준교수 Tony Brunelli 씨도 그 비젠야키의 매력에 반한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자택에서도 비젠야키 그릇을 애용하고 있다는 Tony 씨와 함께 오카야마와 비젠야키의 매력을 찾아보는 1일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문득 돌아보니 오카야마에 거주한 지 15년. 그 매력은, 역사의 깊이

 

일본을 대표하는 일본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이나 아름다운 버드나무 가로수가 인상적인 ‘미관지구’ 등 볼거리가 풍부한 오카야마. 최근 아시아에서 오카야마 공항으로 오는 직행편도 늘어, 해외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Tony Brunelli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라셨는데, 왜 일본의 오카야마로 이주하셨나요?

 

 

Tony Brunelli

 

Tony: 일본을 처음 방문한 것은 26살 때였어요. 후지산에서도 가까운 시즈오카현에서 준교수로 20년간 일한 후, 오카야마현으로 전근해서 15년이 됐습니다.

 

오카야마에 반한 이유 중 하나는 생활 속에서 역사를 가깝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오카야마성이 바로 눈앞에 보여요. 원래부터 역사를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가슴이 두근거리지요.

 

 

Tony: 일본 사람들에게 ‘오카야마는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서 심심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원래 캘리포니아주 교외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오카야마 시내를 주행하는 노면전철도 도시에는 없는 풍경이어서 너무 좋아요.

 

 

오카야마 현민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비젠야키’란?

 

그런 Tony 씨는 오카야마에서 만들어지는 도자기 ‘비젠야키’에 매료되어 비어컵 등의 그릇을 소유. 평소부터 식탁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 흥미를 가지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비젠야키 그릇

 

 

Tony: 오카야마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비젠야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 도자기가 지역 사람들에게 대단히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어느 날, 동료에게 비젠야키 비어컵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것을 사용하면서 독특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사용감에 반하게 되었지요. 오카야마 사람들이 왜 비젠야키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투어에서 가장 처음으로 Tony 씨와 방문한 곳은 오카야마성 천수각에 있는 ‘비젠야키 공방’. 여기에서는 비젠야키 제작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오신 손님들도 즐길 수 있도록 공방 내에는 영어 매뉴얼과 친절한 스태프도 있으며, 초보자도 1시간 정도면 그릇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카야마성

 

 

 

오카야마성 천수각 1층에 있는 ‘비젠야키 공방’

 

우선은 공방 스태프에게 ‘비젠야키’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비젠야키는 800년도 훨씬 이전부터 오카야마 주변에서 만들어져 온 도자기로,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굽는 ‘야키시메’에 의해 우연히 만들어지는 색과 문양이 특징입니다. 독특한 붉은색 문양은 구울 때 그릇에 감는 짚 자국입니다. 재료로는 이 지역에서 채취되는 점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야키시메에 의해 만들어진 문양

 

Tony: 비젠야키의 색이나 문양이 모두 자연의 것처럼 섬세하고, 하나하나 같은 것이 없는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정말 신비로워요.

 

그럼 실제 제작으로. 원반 모양의 회전하는 제작대 ‘로쿠로(물레)’ 위에 점토 덩어리를 올리고, ‘데즈쿠네(손반죽)’라고 하는 방법으로 그릇 형태를 만들어 갑니다.

 

Tony: 컵을 만들려고 하는데, 밸런스가 잘 잡힌 형태로 만들기가 쉽지 않네요. 직접 만든다고 하니 이상적인 형태를 추구하고 싶어져요. 술에도 차에도 사용할 수 있는 크기에, 마시는 부분은 조금 넓은 형태로 하고 싶어요…….

 

 

 

마음에 드는 형태가 완성되면 건조시키고, 문양이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짚을 감습니다. 그런 다음 가마에 넣어 굽는데, 완성까지는 약 1개월이 걸립니다. 이 공방에서는 완성된 그릇을 국내외 지정 주소로 발송해 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Tony: 어렸을 때 딱 한번 도예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오늘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셔서 만족스러운 것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통적인 비젠야키를 오카야마성 천수각에서 만들 수 있다니 정말 귀중한 체험이었어요. 외국 친구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네요.

 

오카야마성 천수각에서의 풍경

 

 

 

비젠야키의 독특한 아름다움에는 맥주를 맛있게 해주는 비밀이 있다.

 

다음에 향한 곳은 오카야마역에서 전철로 16분 거리의 구라시키역. 역에서 멀지 않은 ‘미관지구’에는 150년도 훨씬 이전 사무라이 시대에 세워진 목조건축물과 그 외 옛날 건축물이 다수 보존되어 있어,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옛날로 타임슬립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미관지구’에 있는 ‘구라시키 이치요가마’는 흰 벽과 격자모양 창문이 아름다운 비젠야키 전문점. 점주인 기무라 미치타 씨는 300년이상이나 대대로 이어온 비젠야키 장인에게 가르침을 받은 분입니다.

 

구라시키 이치요가마

 

 

 

기무라 씨는 비젠야키의 특징에 대해 유약으로 코팅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흙다운 질감’에 있다고 말합니다. 겉모습이 멋질 뿐만 아니라, 약간 까끌거리는 표면에 의해 술이나 물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비젠야키 커피잔

 

Tony: 저도 비젠야키의 까슬까슬한 질감을 아주 좋아합니다. 비젠야키 컵으로 맥주를 마시면 거품의 향이 좋고, 맛이 더 좋게 느껴지는데, 이 미세한 요철과 관계가 있었던 것이군요.

 

일본술을 마기기 위한 술병이나 술잔도 비젠야키로 마시면 그 맛이 더욱 좋게 느껴집니다. 아내는 와인을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비젠야키 컵을 권해 볼까 합니다.

 

구라시키 이치요가마의 점주 기무라 미치타 씨(왼쪽)

 

여러 가지 비젠야키 아이템을 손에 들어보며 어떤 때 사용할지 상상하고 있는 Tony 씨. 와인 쿨러로도 사용할 수 있는 큰 그릇이 있는 것에도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Tony 씨에게 기무라 씨가 관리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비젠야키 그릇은 유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얼룩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에 조금 적셔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사용한 후에는 잘 말리고, 손으로 씻는 것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Tony: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네요.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일본인다운 훌륭한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다음에는 커피컵을 갖고 싶었는데, 소중하게 잘 관리해야겠어요.

 

 

비젠야키 그릇은 까슬거리는 독특한 느낌의 표면과 소박한 형태가 ‘와비사비’의 미의식과도 연결된다고 하여, 다도 도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Tony: ‘와비사비’는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불완전하고, 비대칭에, 낡은 것처럼 보이는 것의 아름다움이랄까……. 저도 일본에서 오래 살다보니 왠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야키시메’에 의해 우연히 만들어지는 문양처럼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 속에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지요. 저는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인데, 스냅샷에 찍힌 기적 같은 한 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도 통하는 것 같아요.

 

 

 

일본요리나 술을 더욱 빛나게 하는 ‘비젠야키’


 

마지막으로 Tony 씨와 향한 곳은 ‘구라시키 이치요가마’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이자카야 ‘민게이차야 신스이’. Tony 씨도 평소 자주 방문한다고 하는 이 가게는 비젠야키를 비롯해 다양한 일본의 도자기 그릇을 사용해서 요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게이차야 신스이’

 

 

 

Tony: 구라시키는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지만, ‘민게이차야 신스이’는 항상 단골손님으로 붐벼요. 일본의 고민가를 리노베이션한 건물, 기모노 차림의 점원, 그리고 다양한 일본요리에는 언제나 감동을 받아요.

 

이곳은 메뉴가 너무 많아 고를 수가 없어서 점주에게 그날의 추천 메뉴를 물어보지요. 돼지고기를 달고 짭짤하게 조린 ‘돼지고기 가쿠니’가 너무 맛있어서 그것만 계속 주문한 적도 있었어요(웃음).

 

그 날의 메뉴가 단책에 적혀 있다

 

 

비젠야키 그릇에 담긴 일본요리

 

Tony: 그리고 그런 일본요리와 그릇의 콤비네이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가게의 참맛입니다. 일본의 도자기를 사랑하는 점주가 모은 컬렉션은 술잔만도 무려 40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전에 점주분이 ‘그릇은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변한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여러 가지 요리와 맞춰 보는 등 연구를 하면 할수록 그릇의 매력이 더 커지지요.

 

카운터에는 다양한 일본 그릇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비젠야키의 명소는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카야마에는 이번에 소개한 곳 이외에도 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Tony: 오카야마에서의 생활은 매일이 발견의 연속이에요. 오늘도 비젠야키에 대해 많이 배웠지만, 오카야마역에서 전철로 약 4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비젠야키의 본고장 인베에 가면, 180년도 훨씬 이전에 만들어진 가마터를 견학할 수도 있고, ‘비젠야키 미술관’에서 전시나 워크숍도 즐길 수 있는 등 더 많이 비젠야키를 즐길 수 있답니다.

 

게다가 비젠야키 이외에도 오카야마에는 오카야마성이나 일본의 벚꽃 명소 100선에도 선정된 쓰야마성 등 역사적인 명소도 많아요.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오카야마 시내에서 차로 1시간이내인 ‘와슈산’에서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고, 세토 내해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는 항구도시 ‘우시마도초’도 추천합니다. 저도 아직 오카야마 즐기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Information

 

Okayama | Japan Travel | JNTO

https://www.japan.travel/en/destinations/chugoku/okayama/

 

Imbe Bizen Pottery Village | Japan Travel | JNTO

https://www.japan.travel/en/spot/905/

 

‘오카야마성 천수각 내 비젠야키 공방’ (비젠야키 체험교실)

Address: Okayama Castle Tower, 2-3-1 Marunouchi, Kita-ku, Okayama, Okayama Prefecture

Access: Okaden Bus from JR Okayama Station to Kencho-mae, then 5 minutes’ walk

https://okayama-kanko.net/ujo/kobo/index.php

 

‘구라시키 이치요가마’

Address: 3-17 Honmachi, Kurashiki, Okayama Prefecture

Access: 15 minutes’ walk from JR Okayama Station

http://www.bizen-yaki.net/

 

‘민게이차야 신스이’

Address: 11-35 Honmachi, Kurashiki, Okayama Prefecture

Access: 15 minutes’ walk from JR Okayama Station

http://www.k-suiraitei.com/shinsui/

 

‘비젠야키 뮤지엄’

Address: 1657-7 Imbe, Bizen, Okayama Prefecture

Access: 1 minute’s walk from JR Imbe Station

https://touyuukai.jp/en-index/en-museum.html